안녕하세요 여러분의 법률도우미 허준 변호사입니다.
연일 강추위가 계속되고 있네요 모두들 감기 조심하세요!
오늘 소개해 드릴 판례는 개인정보보호법위반 관련, "내가 입은 범죄피해를 확인하기 위해 타인의 개인정보가 포함된 CCTV를 열람하는 행위가 개인정보호보법위반인지 여부"입니다.
일상생활에서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사례는, '내 차를 누가 긁고 갔는데 아파트 관리사무소 CCTV, 구청에서 관리하는 CCTV를 확인'하는 사례가 대표적일 것입니다. 한번쯤 이런 사례를 겪어 보셨을 수도 있을텐데요. 저도 예전에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제 차를 누가 긁고 가서 관리사무소에 가서 CCTV 보여달라고 한참 실랑이를 해 본 적이 있네요. 결론은 마지막에 다시 말씀드리고요.
오늘 소개해 드릴 사안은 2025. 12. 11. 선고된 대법원 2024도8121 개인정보보호법위반 사안입니다.
먼저 해당 판례의 사실관계를 매우 축약해서 정리해 드릴게요
이 사건으로 기소된 피고인은 (1)검찰청에 주차된 자신의 차량에 누군가 위치추적기를 부착해 놓은 것을 발견하고, 검찰청 영상관리 담당자에게 열람신청을 해서 주차장 CCTV를 확인하게 되고, A가 자신의 차량에 접근하는 모습 등을 확인하게 됩니다. (2)그리고, 통신대리점에서 자신의 정보(주소 등)가 열람된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통신대리점을 찾아가 누가 자신의 정보를 조회했는지 대리점 담당직원에게 신청하여 대리점 내부 CCTV를 열람하여 마찬가지로 A가 그러한 행위를 하게 된 사실을 확인하게 됩니다.
사실관계만 보면, 피고인은 자신이 입은 범죄피해, 즉 (1)자신의 차량에 누군가 위치추적기를 부착해 놓은 범죄피해(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위반), 그리고 (2)자신의 개인정보가 무단조회된 피해(개인정보보호법위반)를 입었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CCTV를 확인하여 범인으로 추정되는 자를 확인한 것 뿐인데 뭐가 문제냐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우선 이 사건에 대해 검찰이 피고인에 대해 정보주체인 A의 동의를 받지 않고 A의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혐의로 개인정보보호법위반죄로 기소하였습니다. 개인정보보호법은 '누구든지 개인정보처리자로부터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지 아니한 사정을 알고 개인정보를 제공받아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동법 제71조 제1호, 제17조 제1항 제1호).
즉, 피고인은 자신의 범죄피해를 확인할 목적으로 CCTV를 열람했지만, 그 CCTV에 찍힌 정보주체인 A의 동의는 받지 않았다는 이유입니다. 뭔가 좀 억울해 보이지요? (해당 사례를 자세히 보면 비하인드 스토리가 좀 있기는 하지만 여기서는 다루지 않고, 법리적 문제만 정리하겠습니다)
이 사건을 다룬 1심 판례는 모두 유죄를 선고했고요, 항소심에서는 모두 무죄로 바꼈고, 대법원에서 무죄를 재확인했습니다. 이제부터 그 이유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우선, 사실관계 (1)과 (2)의 무죄근거는 다릅니다. 나누어 살펴보겠습니다.
(1)의 경우는, CCTV 운영주체가 검찰청, 즉 공공기관입니다. 한마디로 국가가 CCTV를 보여준 거지요. 항소심과 대법원의 논리는 이 사례가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한 것은 맞지만, 개인정보보호법 제6조를 보면 "개인정보 보호에 관하여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라고 규정되어 있는데, 바로 이 경우가 다른 법률, 즉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약칭 '정보공개법')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다...바로 이렇게 판결을 내린 겁니다.
즉, 검찰청은 공공기관이고, 공공기관 CCTV를 열람한 것이므로, 개인정보보호법이 아닌 정보공개법이 우선 적용되고, 범죄피해를 확인하기 위한 정당한 목적이므로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 다목에서 정하는 '공익이나 개인의 권리 구제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된다는 것입니다.
제9조(비공개 대상 정보) ① 공공기관이 보유ㆍ관리하는 정보는 공개 대상이 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정보는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
6. 해당 정보에 포함되어 있는 성명ㆍ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 보호법」 제2조제1호에 따른 개인정보로서 공개될 경우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 다만, 다음 각 목에 열거한 사항은 제외한다.
다. 공공기관이 작성하거나 취득한 정보로서 공개하는 것이 공익이나 개인의 권리 구제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정보
결국, 공공기관이 정보공개법에 따라서 정당하게 공개한 것이고, 피고인은 이를 정당하게 제공받은 것이므로 개인정보보호법위반이 되지 않는다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2)의 경우는, CCTV 운영주체가 민간인입니다(통신사대리점). 이 경우는 정보공개법이 적용될 여지는 없습니다. 다만, 항소심과 대법원이 내세운 무죄 논리는 개인정보보호법 제18조 제2항 제3호에 해당하는 적법한 제공이라고 본 것입니다.
제18조(개인정보의 목적 외 이용ㆍ제공 제한) ① 개인정보처리자는 개인정보를 제15조제1항에 따른 범위를 초과하여 이용하거나 제17조제1항 및 제28조의8제1항에 따른 범위를 초과하여 제3자에게 제공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 제1항에도 불구하고 개인정보처리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정보주체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개인정보를 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하거나 이를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 다만, 제5호부터 제9호까지에 따른 경우는 공공기관의 경우로 한정한다.
3. 명백히 정보주체 또는 제3자의 급박한 생명, 신체, 재산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즉, 원칙적으로 개인정보처리자는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은 경우나, 개인정보를 수집한 목적 범위 내에서 정보주체의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으나, 수집한 목적 범위 내가 아니더라도 제18조 제2항의 경우에는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으며, 이 사례에서는 통신대리점이 피고인에게 영상을 제공한 행위가 제18조 제2항 제3호에 해당한다는 것이므로 적법한 제공이라고 본 것입니다.
이제 정리를 해보면, 내가 입은 범죄 피해를 확인하기 위해 CCTV를 열람하고, 그 과정에서 거기에 찍힌 타인의 동의 없이 그 타인의 모습(개인정보)이 제공되었다 하더라도 정보공개법 및 개인정보보호법상 예외적으로 제공이 가능한 경우에 해당하여 CCTV를 열람한 행위는 법적으로 허용된다는 취지입니다.
그렇다면, 내가 입은 피해사실을 확인하기 위한 CCTV 열람이 무제한적으로 허용되는 것일까요? 그건 아닐 것입니다. 결국 case by case로 판단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vs 공익 또는 개인의 권리구제 사이의 균형을 고려해야 할 것이고, 또한 '명백히' 급박한 생명, 신체, 재산상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인지 케이스별로 따저보아야 할 것입니다. 내가 입은 법익침해가 명확하고, CCTV 보존기간이 한정되어 있어 급박하게 확인하는 경우에는 허용될 여지가 많을 것입니다. 그리고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열람신청을 해야 할 것이고요.
자, 다시 돌아와서 내 차를 긁고 간 걸 확인하기 위해 관리사무소 CCTV 열람이 가능할까요. 네 가능할 수 있습니다. 내 차가 실제 파손되었고, 급박한 내 재산상 이익을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범위 내에서 열람제공이 이루어진다면 말입니다. 다만, 현실적으로는 통상 개인이 가면 관리사무소에서 거부하거나 난색을 표하게 됩니다. 결국은 경찰에 물피 신고를 하고, 경찰 입회하에 CCTV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 할 것입니다.
오늘은 범죄피해 확인 목적의 CCTV 열람과 개인정보보호법위반 여부에 대한 최신 판례를 확인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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